식품업체 하인즈 280억弗에 삼킨‘ 오마하의 현인’
‘돌다리 두드리기’ 투자스타일 비슷‘브라질의 버핏’ 리먼과 공동인수
식품 인수·합병 역대 네번째 규모
“현금 470억弗 보유” 추가사냥 시사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 ‘브라질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호르헤 파울로 리먼이 미국 간판 식품업체 하인즈를 공동 인수한다. 미주의 두 억만장자는 이를 위해 280억달러(약 30조원)를 투입하게 된다. 식품ㆍ음료 부문 기업 인수ㆍ합병(M&A)으로는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이며 올 들어 최대 글로벌 M&A에 해당하는 통 큰 투자다.
14일(현지시간) 워런 버핏의 투자자문회사 버크셔해서웨이와 리먼이 사주인 사모펀드 3G캐피털은 부채를 포함해 전일 종가에 19%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72.30달러에 하인즈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두 억만장자가 손을 잡은 건 ‘돌다리 두드리기’ 투자원칙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현금을 지닌 버크셔 측은 주로 소비재 기업에 대한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버핏은 코카콜라, 버거킹, 윙글리, 그리고 아이스크림 업체인 데일리 퀸과 캔디업체 시스 캔디의 지분을 장기 보유하고 있다. 앞서 초콜릿 업체 마스가 껌 제조사 리글리를 인수할 때 자금을 대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버핏의 하인즈 공동 인수가 그의 3가지 투자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즉, 식품을 선호하고 경영진을 신뢰하는 회사에 투자하며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겨냥하는 것이다.
총자산 188억달러로 세계 37위 부자 리먼도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와 햄버거 체인 버거킹의 주요 주주로, 전통 산업을 선호하는 투자 취향을 보이고 있다. 하버드대학을 나와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몸담은 바 있는 그는 대형 M&A 기술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버핏과 마찬가지로 역발상 투자에 일가견이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오랜 친구로도 알려진 두 사람이 이번에 새 투자처로 택한 하인즈는 미국 케첩 시장 1위 업체로, 피클과 냉동식품ㆍ스파게티 소스 등의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하인즈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연도 기준 12.5%를 나타내 제너럴밀즈(16.0%), 크래프트푸즈(15.7%), 네슬레(15.1%), 다농(14.7%) 등에 이어 세계 식품업계 5위 수준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1년 새 17% 올랐다.
마켓워치는 이날 하인즈가 버핏의 신흥시장 돈벌이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인즈는 지난해 매출의 21%를 브라질과 중국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올렸고, 오는 5월 종료되는 2013 회계연도에 그 비율이 25%로 상승할 것으로 마켓워치는 내다봤다.
버핏은 이날 미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코끼리를 찾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현금 470억달러를 갖고 있으며 이 중 270억달러가 초과분”이라고 밝혀 대형 인수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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