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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EU FTA 급물살...2년 뒤 국제 무역 시장에 핵폭탄 터진다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이르면 2년 후 세계 양대경제권인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 장벽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두 지역의 국내총생산(GDP)과 교역량을 감안할 때 세계 무역시장에 핵폭탄급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ㆍ미국 자유무역협정(FTA)을 국제 무역의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표현했다. 당장 미ㆍEU와 각각 FTA를 맺은 유일한 국가인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과 EU는 공동 성명을 내고 FTA 협상 개시를 공식화했다. 성명은 “이번 협상으로 양측은 무역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전 세계 무역 규칙을 발전시키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세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브뤼셀에서 “EU는 의회 내 준비작업을 올 중반까지 마치겠다”고 강조했다. EU는 미국과의 협상 일정 초안을 다음달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미 당국자들과의 논의 후 “EU와 미국 간 FTA 협상을 2년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밝혀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임을 예고했다.

양측이 이처럼 FTA 협상을 서두르는 것은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유로화 위기가 계속되면서 EU는 교역 확대를 통한 성장 정책에 목매는 상황이다. 바호주 위원장은 EUㆍ미국 FTA 성사 시 매년 EU 경제가 0.5%씩 성장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세계무역기구(WTO)의 국제 무역자유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EU는 개별 국가와의 FTA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도 EU와의 FTA를 통해 불황 타개와 중국 등 신흥 경제국 견제의 ‘두 토끼’를 노려보겠다는 심산이다.

세계 무역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EU와 미국을 합친 GDP는 지난해 기준 33조2600억달러(약 3경5500조원)로, 전 세계 GDP의 절반에 맞먹기 때문이다. 또 두 지역 간 교역량은 전 세계의 30%를 차지해 FTA가 실현되면 세계 최대의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일각에선 27개 회원국을 거느린 EU와 미국 간 FTA 추진으로 WTO 중심의 다자간 무역협상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새로 짜여질 무역 구도에 따른 전략 수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협상 개시로 그간 누려온 무역 이점이 사라지고, FTA 선점 효과도 희석될 수 있어서다. EUㆍ미국의 FTA 체결시 양측 간 ‘직거래’가 가능해 우리나라는 매개자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 아울러 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될 경우 미ㆍEU의 글로벌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경제구조상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화ㆍ서경원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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