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12일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가결됐다.

야당인 공화당의 반발에도 민주당의 칼 레빈 군사위원장은 이날 헤이글 지명자 인준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14표, 반대 11표, 기권 1표 등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군사위는 민주당 14명, 공화당 12명으로 집권 민주당이 과반이다. 상원 민주당은 13일이나 14일 전체 회의를 열어 인준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상원에서 과반을 장악한 민주당은 전체 표결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원 의원 100명 중 민주당 소속은 53명(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 포함), 공화당 소속은 47명이어서 찬반 표결로는 통과가 확실하다.

하지만 공화당의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하며 민주당이 표결을 강행하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상원 전체 회의에서 가결이 지연될 수도 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원천 봉쇄하고 그대로 인준 표결을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60석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 지도부가 공화당의 반발을 달래지 못하고 대치 정국이 지속될 경우 공화당 상원 의원 중 한 명이라도 ‘유보(hold)’ 조치를 발동할 수도 있다. 이런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재정절벽’ 추가 협상을 앞두고 여야의 대립 국면이 악화되고 있어 집권 민주당으로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12일 “가능한 한 빨리 전체 회의에서 처리하겠다. 역사상 국방장관 지명자를 상대로 필리버스터를 한 적은 없고, 이번에도 이런 관행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공화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공화당 상원 의원 출신인 헤이글 지명자는 과거 이스라엘 및 동성애 비판 발언과 이란 핵개발 제재 및 이라크전 증파 반대 등으로 동료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국방장관 부적격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헤이글 지명자는 이번주 인준 절차가 끝나면 다음주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