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발행 조항 삭제 관련
“현금 풀어 주주에 돌려달라”
그린라이트, 법원에 소송 제기
“다음주까지 100억弗 이익배당”
애플, 한발 후퇴…주가 3%상승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한 애플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형 헤지펀드가 보유 현금을 풀어 주주들에게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애플은 다음주까지 100억달러 이익배당을 실현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7일(현지시간) 미 주요 언론은 그린라이트 캐피털이 애플의 우선주 발행 조항 삭제 추진과 관련해 뉴욕 소재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그린라이트의 데이비드 아인혼 회장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애플이 우선주 발행 조항을 삭제하려는 것은 이사회의 주주 가치 제고 능력을 제한하면서 주주 보상 정책의 하나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 주가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린라이트는 2010년 이후 애플 주식 130만주(평가액 기준 6억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일부 투자자는 애플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유 현금 1370억달러(약 149조4000억원)를 주식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애플도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해 처음 배당을 했지만, 주당 2.65달러 수준에 그쳤다. 자사주 매입에도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추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0년 이후 애플 주식 130만주(평가액 6억달러어치)를 보유한 그린라이트 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주주들을 위한 신규 우선주 발행 등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애플 측이 그해 9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심지어 27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하자는 제안을 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그린라이트가 소송을 제기해 주주들에게 이 제안을 기각시켜줄 것을 호소하고 나선 것.
아인혼 회장은 애플 주주 서한에서 “애플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멋진 제품을 만들어내고, 인재들이 넘쳐나는 곳이지만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의무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애플은 주당 145달러의 현금을 가지고 있고, 이는 주주의 돈”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주주를 필두로 한 공세가 가해지자 애플은 즉각 주주들에게 추가로 현금을 나눠주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그린라이트의 제안을 철저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다음주까지 100억달러의 이익배당을 실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해 향후 3년간에 걸쳐 450억달러를 이익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나눌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100억달러는 450억달러에 포함된 금액이다. 이 발표가 있은 후 애플의 주가는 3% 가까이 올라갔다.
한편 이날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애플은 작년 4분기 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입자 기준 36.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어 삼성전자 21.0%, HTC 10.2%, 모토롤라 9.1%, LG 7.1% 등의 순이다. 이 중 삼성전자와 LG만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으며, HTC, 모토롤라는 뒷걸음질 쳤다.
김영화·정태일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