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등 구체적 현안 언급 없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4일 국무부에 첫 출근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직원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이날 오전 9시께 국무부 청사 로비에 들어선 케리 장관은 지난 8년 동안 국무장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힐러리 클린턴 등 여성이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남자가 국무부를 잘 이끌 수 있을까”라고 조크했다. 직원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그는 “물려받은 임무가 산적하고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으로 크리스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의 미국 외교관이 피살당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7만명의 국무부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11세 때 발급받은 낡은 외교관 여권을 보여주었다. ‘2927’이라는 숫자가 찍힌 여권을 들고 “그땐 이런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또 농담했다.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독일 서베를린으로 처음 나갈 때 여권을 받은 것이 1954년이었다고 소개했다. 공산권인 동베를린 구역을 자전거로 여행하다가 서베를린으로 다시 넘어왔을 때의 안도감을 느끼면서 미국이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를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대단한 모험이었다. 그리고 57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위대한 모험을 하게 됐다”며 국무장관에 오른 감격과 각오를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으며 북핵 문제를 비롯한 국제 현안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