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북한이 지난해 12월에 발사한 장거리 로켓 ‘은하 3호’와 비슷한 기체를 군 무장장비관에서 탄도미사일 ‘화성 13호’로 전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아사히신문이 4일 익명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4월 평양에서 개관한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에 ‘전략로켓관’이라는 돔형 전시실을 개설하고 이곳에 각종 미사일을 전시했다. 중심부에는 백지에 ‘화성 13호’로 적은 기체의 실물을 전시해놓았고, 안내원은 이 기체의 지름이 2.4m이고 길이는 26m라고 설명하고 있다. 천장이 낮아서 최상층부를 제거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4월과 12월에 발사한 은하 3호와 비슷하다.
북한이 지난해 4월 외신 기자들에게 공개한 은하 3호의 크기는 지름 2.4m, 길이30m, 중량 91t이었다.
북한은 또 화성 13호 주위에 1980년대부터 개발해온 스커드형 탄도미사일 여러 발의 실물과 모형을 전시해놓았다. 외국인의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전미과학자협회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까지 스커드B를 ‘화성5호’, 스커드C를 ‘화성6호’라고 불러왔다.
북한은 그동안 은하 3호를 ‘운반 로켓’이라고 주장해왔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의 2호기를 운반 로켓인 은하 3호에 실어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에 대해서도 지난달 23일 “우리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비법화(불법화)하고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국방력 강화를 저해하기 위한 제재 강화를 노린 포악한 적대조치”라고 비난했다.
한·미·일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 이란과 마찬가지로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우주개발, 핵폭탄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작업은 경수로 운전용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북한은 1월말부터 북중 국경 경비를 담당하는 병사들에게 엄중 경계 태세를 취하라는 지시를 문서로 내려 보냈다고 아사히신문이 역시 익명의 ‘북한 정세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달 들어 방중했던 북한 정부 관계자가 급히 귀국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움직임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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