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이스라엘이 전투기를 동원해 시리아 내 군 연구소와 군용 차량을 공습한 데 대해 시리아 정부와 동맹국 이란이 보복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중동 지역에 전운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시리아 외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엔 사무총장 앞으로 보낸 항의 서한에서 “이스라엘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국가들은 이번 공격이 가져올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보복을 시사했다.
외무부는 시리아에는 “영토와 주권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유엔 분리감시군(UNDOF) 이크발 싱하 사령관을 불러 이스라엘의 1974년 분리협정 위반에 정식으로 항의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알리 압둘 카림 알리 레바논 주재 시리아 대사도 레바논 인터넷 사이트 알 아하드에 게재한 성명에서 시리아가 “불시에 보복공격을 가할 선택권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위협했다.
시리아의 동맹인 이란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위협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아랍담당 차관은 “다마스쿠스 인근에 가해진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의 공격은 텔아비브(이스라엘의 상업중심지)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은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어떠한 공격 행위도 자국을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같은 시아파의 분파인 알라위트파를 근간으로 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동맹국 러시아와 이스라엘을 ‘공동의 적’으로 간주하며 아사드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일제히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나섰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도 이스라엘의 공습은 명백한 침략이자 주권침해라고 밝혔다.
이번 기습 공습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부가 보유 중인 화학무기가 내전 와중에 헤즈볼라나 다른 무장세력에 넘어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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