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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低 효과’ 일본기업 반사이익 누리기 본격화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일본 기업들이 엔저현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격적으로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몇 년새 엔화강세로 부진을 면치못했던 일본 기업들이 주가와 실적 전망치를 올려잡고, 실적 개선을 노리는 등 엔저 정책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카메라 등 정밀기기업체 캐논은 30일 2013년 순익이 지난해 대비 14% 증가한 2555억엔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논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2%, 9.7% 감소했다. 이는 엔화강세와 중국와 일본의 외교관계 악화 등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캐논은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9%(2029억엔), 영업이익은 26%(1092억엔) 각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디오게임업체 닌텐도 역시 이번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의 판매실적 전망치는 낮추면서도, 엔화 약세 덕분에 순이익이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닌텐도는 이번 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60억엔에서 140억엔으로 올려잡았다. 반면 매출 전망치는 전년대비 17% 감소한 6700억엔으로 하향조정했다. 닌텐도는 이미 이번 회계연도 3·4분기까지 누적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 등 자동차업체들도 올해 실적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 떨어지면 도요타는 연간 350억엔(약 4180억원), 닛산은 200억엔(약 238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있다.

엔저현상은 증시도 견인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 지수는 30일 지난 2010년 4월 이후 3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닛케이 지수는 전날보다 2.28% 상승한 1만1113.95를 기록했다.

수출업종인 일본 전자업체와 자동차 기업은 주식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WSJ은 소니와 파나소닉의 주가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50% 가량 급등했으며,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의 주가도 같은 기간 35% 가량 올랐다고 전했다.

이에 수출기업들은 일본 정부에 엔저 정책을 지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은 달러당 95∼105엔,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 사장과 카를로스 곤 닛산 사장은 달러당 100엔이 적정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엔화 가치가 2년 반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수출기업들의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 정권이 엔저 정책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인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엔화 대비 달러값은 거의 15% 넘게 올랐다. 지난 30일 엔 달러 환율은 도쿄외환시장에서 한때 90.88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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