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한화·현대重·KAI…
150여개 국내기업 기술력 총집합
나로호 발사가 성공하는 데는 150여개 국내 기업들의 노고가 밑거름이 됐다. 대한항공, 한화, 현대중공업 등은 부품 설계ㆍ제작, 지상ㆍ발사시설 제작, 발사체 총조립 등에 참여해 나로호 성공에 일조했다.
재계는 나로호 성공을 반기며 4전5기의 ‘나로호 정신’을 일자리창출과 경제난 극복의 계기로 삼고, 기업가 정신에 접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4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로호의 총조립을 맡았다. 국내 인공위성 개발 초기인 1993년부터 방성통신위성인 무궁화 1, 2호와 대형통신위성 무궁화 3호,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 등의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대한항공은 이번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나로호 성공으로 한국도 우리 우주센터에서 우리가 만든 발사체로 국산 위성을 쏴 독자적인 우주기술 시대를 열게 됐다”며 “그동안 흘린 땀의 결과로 값진 결실을 거둬 기쁘다”고 밝혔다.
한화는 발사체 추진기관을 제작했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킥모터를 비롯해 발사체 구동장치, 파이로테크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개발했다.
로켓을 우주로 보내는 발사대시스템은 현대중공업이 담당했다. 극저온 추진제와 초고온 화염을 견딜 수 있는 첨단 플랜트 기술을 적용하며 공정기술의 75% 이상을 국산화시켰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국가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기술 향상에 주력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력기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이번 성공으로 향후 우주산업의 전망이 밝아졌다”며 “2020년까지 진행되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 프로젝트의 추가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두원중공업은 발사체 상단 기체를 제작했다. 1970년대부터 방위사업에 뛰어들어 화력 장비, 사격 통제 장비, 유도무기 기체를 생산해 온 경험이 도움이 됐다.
한국화이바는 나로호의 옷이라 할 수 있는 특수소재를 개발했다. 기체에 사용된 고강도 탄소섬유와 페이로드 페어링 표면에 씌운 단열재가 한국화이바의 작품이다.
대공ㆍ유도무기체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두산DST는 발사체의 비행 과정을 관리하면서 위치를 알려주는 관성항법유도장치를 개발했다.
이밖에 탑엔지니어링은 발사통제시스템을, 삼성테크윈과 비츠로테크는 터보펌프를 만들었다. 서홍금속과 하이록코리아는 액체 추진체 공급계를 제작했으며 발사추진체 연소설비 시험 및 시공에는 한양이엔지가 참여했다.
김영상ㆍ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