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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 빙상 밑 호수에서 생명체 징후 발견
[헤럴드생생뉴스] 미국 과학자들이 남극대륙 서부 빙상을 800m 뚫고 내려가 수천년 간 외부세계와 격리돼 있던 지하 호수에서 처음으로 물 표본을 채취했으며 분석 결과 특이한 생명체의 징후가 나타났다고 NBC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9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재단(NSF)이 지원하는 ‘휠런스 빙류 및 빙저(氷低) 시추 프로젝트’(WISSARD) 소속 과학자들은 주문제작한 청정 열수 드릴기로 빙상을 800m 뚫어 휠런스 호수의 물과 퇴적물을 직접 채취했으며 분석 결과 미생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들이 물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자 DNA에 민감한 염료와 접촉했을 때 세포들이 보이는 특유의 초록 빛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자들은 초록 빛을 내는 세포들이 정말로 살아 있는 것인지, 또 배지에서 성장할 능력이 있는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또 이들 미생물이 과연 시추 과정에서 오염된 것이 아니라 호수 고유의 것인지도 시험을 통해 확인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극저온에 빛도 양분도 없는 극한 환경에서 생존하도록 진화한 미생물이 물 속에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지구 뿐만 아니라 얼음으로 덮인 우리 태양계 안의 다른 천체에서도 생명체 생존 가능성이 있을지 연구하는 학자들의 이해를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휠런스 호수의 물 표본은 장차 수많은 실험실에 보내져 화학·생물학적인 분석이 이루어지게 된다.

남극 대륙의 95%는 최고 3㎞가 넘는 두꺼운 빙상으로 덮여 있으며 최근에야 이처럼 거대한 빙상 밑에 수많은 강과 호수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호수들은 크기가 매우 다양해 내륙 지역의 보스토크 호수는 북미의 온타리오 호수와 크기가 비슷할 정도로 크고 휠런스처럼 작은 것도 있다. 휠런스 호수는 면적 3㎢ 정도의 작은 호수이며 시추 결과 수심이 예상보다 훨씬 얕은 1.5~2m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과학자들은 지난해 보스토크 호수의 물을 채취·분석해 미생물을 발견하긴 했지만 깊은 수심에서 서식하는 것이 아니라 시추 기구에 의해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표면층의 미생물로 밝혀졌다.

러시아 팀은 최근 이 호수 위의 빙상을 3.4㎞ 뚫고 들어가 ‘방금 언’ 얼음 표본을 채취했다고 밝혔다.

여러 분야 학자들로 구성된 WISSARD가 마침내 휠런스 호수의 물 표본을 채취한 것은 10여 년에 걸친 미국 및 국제 학계의 계획과 3년 반에 걸친 WISSARD 컨소시엄의 준비가 거둔 결실이다.

WISSARD에는 미국의 연구 기관 8개를 대표하는 13명의 수석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NSF가 1천만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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