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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홀릭> 검은 하늘로 오르는 하얀 홀씨
새의 깃털 같은 하얀 홀씨들이 검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가뿐한 움직임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입춘(2월 4일)이 머지않았다.

이 작품은 사진작가 황규태(75)의 ‘꽃들의 외출’이란 사진이다. 사진이긴 하지만 대상을 그대로 촬영한 게 아니라 디지털기술을 동원해 만든 일종의 ‘뽀샵’ 사진이다.

황규태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영원한 아방가르드’를 자임하며 온갖 실험을 거듭한다. 그는 실재와 가상,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 안과 밖을 한 화면에 혼재시키며 그만의 미감을 만들어간다. 지루하고 경직된 현실을 뒤틀며 채집ㆍ차용ㆍ합성을 시도하는 그의 작품은 지극히 포스트모던적이다. 따라서 사진인 동시에 ‘반(反)사진’인 셈이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황규태 작 ‘꽃들의 외출 09’(2004~2005), 150×240㎝. 카메라로 찍은 홀씨를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변형시킨 사진이다.                                                         [사진제공=신세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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