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채상우 인턴기자]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특정 행동을 결정짓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ewyork Times)는 최근 하버드대학 호피 헥스트라 교수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얻은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행동이 유전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유전학계에서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비버가 나무를 잘라 댐을 쌓거나, 새가 나뭇가지 등으로 둥지를 짓는 것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하는 행동으로 유전자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 주장해왔다.
연구팀은 흰발 생쥐와 올드필드 생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특정 모양으로 땅굴을 파게 만드는 유전자 군을 발견했다. 실험에 사용된 흰발 생쥐는 땅굴을 짧게 판다. 반면 올드필드 생쥐는 땅굴을 길게 팔 뿐 아니라 천적의 침입을 대비해 도망갈 수 있는 탈출용 땅굴까지 판다.
두 쥐를 교배해 태어난 새끼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땅굴을 파는 행동마다 유전자가 별도로 존재했다. 교배된 새끼들은 올드필드 생쥐처럼 땅굴을 길게 파면서 탈출용 땅굴까지 판 경우가 있는가 하면, 흰발 생쥐처럼 탈출구 없는 짧은 땅굴을 파는 새끼도 있었다. 또 땅굴이 깊으면서도 탈출구를 파지 않은 경우와 땅굴이 짧으면서도 탈출구를 판 경우도 발견됐다.
헥스트라 교수는 “땅굴의 모양이 유전자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유전자를 조작해서 땅굴의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라며 “유전자와 행동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학 연구 전문가인 로버트 안홀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교수는 “이런 유전자 영역의 발견은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다음 단계가 더 중요한데 그것은 행동에 영향을 주는 특별한 유전자나 유전자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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