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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패기와 도전정신이 일군 ‘이상화 세계新’
‘스피드 스케이팅의 여제(女帝)’ 이상화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012~2013년 시즌 6차대회 여자 500m 2차레이스에서 혼신의 역주로 이룬 쾌거다. 한국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세계 신기록 수립은 처음이다. 특히 이 선수는 올 시즌 8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도 함께 세웠다. 독일의 예니볼프 선수가 2009~2010년 시즌에 작성한 5회 연속 1위 기록도 갈아치운 것이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종목에서 이상화를 이길 선수는 이제 아무도 없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세계 신기록 자체보다 이를 일궈낸 그의 도전정신이다. 이 선수는 지난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누구든 큰 성과를 이루면 목표 의식을 상실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도 올림픽 금메달 이후 은퇴를 고민하며 1년이 넘도록 빙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선수라고 사정이 달랐을까. 피끓는 젊은 나이인 만큼 방송도 타고, 연예인 못지않게 치솟은 인기도 즐기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달콤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땀냄새가 진동하는 훈련장으로 곧 돌아왔다. 최고의 영광이라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세계 신기록과 올림픽 2연패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 귀감이 되는 것은 그의 강인한 정신력과 성실한 태도다. 태릉선수촌 내에서도 빙상선수들의 훈련은 힘들기로 유명하다. 특히 여름철 체력 훈련은 남자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아무리 단련된 국가 대표 운동선수라도 고된 훈련을 받다보면 한 번쯤 고비가 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선수는 결코 비켜가는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그럴수록 더 정면으로 넘어서는 강인한 정신력을 보였다는 게 그를 지도한 스태프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기술과 정신력, 그리고 젊은 패기가 세계 최고의 자리로 이끈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상화의 다음 목표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우승이다. 물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 노력하고 정진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 믿는다. 어디 이상화 선수뿐이겠는가. 생산현장에서, 연구소에서, 글로벌 무역전쟁 일선에서 세계 최고를 향한 우리 젊은이들의 도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젊은이들이 있기에 한국의 미래는 밝다. 이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에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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