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에서 탄산음료의 인기가 시들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탄산음료 매출은 287억달러로 전년보다 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1.8% 줄었다. 최근 감소세는 더 가파르다. 지난해 마지막 12주 동안의 판매액과 판매량은 일년전 대비 각 2.5%와 3.5% 줄었고, 지난해 12월 한달간은 2.8%와 4.9% 감소했다.
판매액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건 탄산음료 업체가 지난해 가격을 올린 탓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통계에 식당, 자동판매기 등의 매출이 포함되지 않아 지난해 전체 탄산음료 매출은 전년보다 늘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판매 감소 추세가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투자업체들은 고객들에게 탄산음료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유보하도록 권유하거나 해당 업체의 목표 주가 및 실적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다. 스티브 파워스 음료 담당 분석가는 “탄산음료 판매 감소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탄산음료에 포함된 당분이 비만, 당뇨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나이 든 베이비 부머들이 소비를 꺼리고 있다. 코카콜라가 최근 음료회사로는 처음으로 탄산음료의 위험성을 알리는 공익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으며 뉴욕 등 일부 지방자치 단체들은 주민 건강을 위해 초대형 탄산음료 판매 금지 등의 규제를 하고 있다. 또 탄산음료의 주 소비층인 젊은층이 물, 에너지 음료, 커피를 더 선호하는 현상도 탄산음료의 인기 하락에 영향을 줬다. 코카콜라, 펩시콜라, 닥터 페퍼 등 음료 업체들은 스포츠음료, 과일 주스 등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