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중국과 일본 간에 동중국해 상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이 격화되면서 양국 간 무력 충돌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왔다.
영국 BBC 방송은 17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를 인용해 중·일 양국 간 영유권 갈등이 완화될 희망이 아득하고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TV를 보면 이런 결론을 내리지 않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일본은 보수 우익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정권이 출범한 이후 중국에 강경 노선으로 돌아섰고 중국은 이에 맞서 오히려 대응 수위를 높여 센카쿠 주변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다.
중·일이 무력 충돌에 바짝 다가설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로는 중국인들이 일본인을 경멸하고 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총서기가 강경 입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 등이 제시됐다.
시진핑 총서기는 일본과 타협해야 아무런 이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대내외에 강경한 군 통수권자 이미지를 과시하고 싶어한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 부근 해역에서 수 차례 충돌할 위기가 있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일본 공군은 중국군 전투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하면 경고사격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은 일본에 경고사격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그러나 일본과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 국제적인 이미지 실추와 경제적 피해 등 손실이 크다는 사실을 인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중국은 우선 국제사회에서 전쟁 도발의 한 상대국으로 간주된다.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의 이웃 국가는 미국의 지지 확보에 더욱 더 노력을 기울이고 미·중 관계도 악화될 것이라는 게 중국 외교관들의 우려다.
일본은 중국에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며 최대 투자국의 하나여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의 경제적 손실이 클 전망이다. 중국이 그렇다고 해서 군사행동에서 약세를 보이면 국내 민족주의 세력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공산당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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