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장기 차입 전망에 모처럼 청신호가 들어왔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재정위기에 시달리면서 유로존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돼왔다.
1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칸나타 이탈리아 채무관리청장은 “최근 15년물 발행이 성공적”이라면서 “시장여건이 조성되면 올해 30년 만기 국채를 다시 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09년 9월 이후 30년 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앞서 이탈리아는 지난 15일 15년 국채를 발행해 60억 유로를 차입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올해 필요한 규모의 근 10%를 차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차입 금리는 4.8%로 지난해 7월 발행 당시 7.1%를 크게 밑돌았다.
칸나타 청장은 이번에 발행한 15년 국채의 60%가 외국인에 의해 소화됐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채무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0년 중반 51%이던 것이 지난해 35%로 크게 낮아졌다. 그만큼 외국 자본이 외면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재정위기국 채권 무제한 매입을 발표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특히 지난 3주 사이 이탈리아의 차입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 무역 흑자도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통계청은 16일 지난해 11월 무역 흑자가 24억 유로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로 10년 사이 최대폭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의 재정 및 경제구조 개혁이 수출 효율성도 높여 무역 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