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기자회견서 경고
“주식시장·세계경제 위기상황 불가피공화당 거부는 경제에 대한 자해행위”
공무원 임금·사회보장 연금 연기 등
WSJ “협상실패땐 극단적 대책”예상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권이 국가 채무 한도를 올리지 못하면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기 임기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미 정치권이 연방 정부의 채무 상한선 상향 조정 합의에 실패하면 미국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빠지고, 주식시장과 세계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1일 취임식을 하고 2기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공화당이 채무한도 증액을 거부하는 것은 경제에 대한 ‘자해 행위’이고 경제를 볼모로 몸값을 타내려는 것이며 미 정부의 문을 닫도록 위협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여러 항목의 정부 예산 삭감에 동의했다”면서 “이제 재정적자 감축 차원에서 탈세를 막기 위한 세제 개혁과 각종 공제 혜택 프로그램 개선에 나설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와 신용도는 협상 수단이 아니며, 미국은 낙오국도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위기에서 또 다른 위기로 ‘갈지자걸음’을 하는 것을 멈춰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의회에 시간이 없는 만큼 “빨리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미 백악관과 의회는 새해 벽두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에서 부자 증세 등에 합의했으나 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을 뜻하는 ‘시퀘스터(sequester)’와 국가 채무의 법정 한도를 재조정하는 협상은 2개월 뒤로 미뤄놨었다.
미 연방 정부의 채무 상한은 16조4000억달러로, 지난달 말 이미 한도를 넘겨 재무부가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다. 하지만 이마저 이르면 다음달 중순 동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공화당과의 협상 전망은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화당은 연방 정부의 채무 한도 증액을 위해선 같은 규모의 재정 지출 삭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정부의 채무 한도 증액 협상이 실패하면 미 정부가 공무원 임금과 사회보장 연금 등 각종 비용의 지급을 연기하는 극단적인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