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인하 노려 보너스 연기
대형 투자은행 골드먼삭스가 영국에서 부유층에 대한 최고 소득세율이 50%에서 45%로 인하되는 오는 4월 6일 이후로 보너스 지급을 미룰 방침이라고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얼마 전만 해도 런던 시티가의 주요 은행 20곳 중 약 절반이 이와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이었으나 대다수는 자칫 조세회피로 비쳐 평판에 손상을 입을 것을 우려해 강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연봉 15만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50% 소득세율이 적용되자 이를 피하기 위한 은행권의 보너스 지급 날짜 조정으로 해당연도에 적어도 160억파운드 규모의 세수가 줄어든 바 있다. 또 다른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영국 직원에 대한 전년도 보너스를 4월 6일 이후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최근 2년간의 일정대로 따랐을 뿐이며 정부의 소득세율 인하 방침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 밖에 시티가의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사 등도 보너스 지급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만약 연봉이 15만파운드이고 보너스 10만파운드를 받는 사람이 4월 6일 이후 보너스를 지급받는다면 세금을 5000파운드 아낄 수 있다면서 투자은행들이 조세회피 의혹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