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유로 위기국의 일원인 스페인은 10일(이하 현지시간) 차입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기록하였지만 프랑스는 중앙은행이 ‘기술적 침체’를 진단하는 등 그간의 역내 명암이 뒤바뀌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추세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의장이 올해 유로 경제를 밝게 보면서도 ‘여전히 험난하다’고 잇따라 진단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이와 관련,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유로존이 올해 채무 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스페인 차입, 대성공=스페인은 10일 장단기물 차입으로 모두 58억 유로를 확보했다. 애초 차입 목표는 50억 유로였다. 차입 금리도 크게 떨어져 2026년 7월 만기 국채는 2.9배의 응찰률을 보이면서 4억7000만 유로를 차입했다. 평균 금리는 5.555%로 1년 6개월 전 차입 때의 6.191%에서 크게 떨어졌다. 오는 2015년 3월 만기채도 대략 34억 유로가 차입되면서 금리가 2.476%로 낮아졌다. 응찰률은 2.1배로 집계됐다. 씨티그룹의 마드리드 소재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 전략가는 “국채 발행이 성공적”이라면서 “여러 가지 여건이 개선돼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평가했다.
스페인은 올해 지난해보다 약 8% 늘어난 1210억 유로를 차입할 필요가 있다고 앞서 밝혔다. 채권시장의 스페인 유통 수익률도 10년 물이 10일 4.97%로 지난 10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다. 그만큼 채권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프랑스, 완만한 침체=프랑스 중앙은행은 10일 프랑스가 완만하나마 침체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은 프랑스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4분기 전분기보다 0.1% 하락했다고 집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3분기에도 같은 폭으로 위축됐다. 이로써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는 ‘기술적 침체’에 빠진 것으로 지적됐다.
AFP는 중앙은행의 진단이 ‘프랑스가 지난해 어렵게나마 성장을 이뤘다’는 국가통계국(INSEE) 분석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NSEE는 프랑스가 지난해 3분기 0.2% 위축됐으나 4분기에는 0.1% 성장한 것으로분석했다. 포천과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9일 프랑스가 유로존의 ‘화약고’라고 경고하면서 특히 노동시장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S&P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올해가 유로존이 채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도 “유로국이 공공 채무를 구조적으로 안정화하고 대외 적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자국의 경제 균형을 회복하는 데 성공해야만 투자 신뢰가 되살아날 것이며 여전히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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