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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청년일자리, 中企 키우는 정책돼야
삼고초려(三顧草廬).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유비가 스물일곱의 제갈공명이라는 인재를 얻기 위해 세 번이나 그의 초옥을 찾고, 감복한 제갈공명이 그의 신하가 돼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는 일등공신이 된다는 일화를 모르는 이는 없다. 결국 인재 확보가 경쟁력 확보의 초석이 됐음이니, 2013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경영자의 입장에서도 깊이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소ㆍ중견기업에 있어 인재 확보는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열정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는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년층 다수가 대기업과 공기업에만 관심을 갖는 데다 R&D(연구ㆍ개발) 분야의 경우, 이공계 인력 부족으로 연구ㆍ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을 졸업하게 되면 지원받던 저금리의 정책자금이나 채용장려금,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이 일시에 사라지면서 경영난에 봉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기업 규모를 쪼개 중소기업으로 남으려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고,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기피하는 구직자들의 특성상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또 있다. 인재를 영입하는 데에는 삼고초려와 같은 노력이 필요하나, 매일같이 생존경쟁에 시달리는 중소ㆍ중견기업에 있어 그런 노력은 사치나 다름없다.

웰크론의 경우에는 무료 사내 식당과 헬스클럽 운영, 자녀 학자금 지원, 스톡옵션 부여 등 직원복지에 힘써왔고, 이익의 30%를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등 ‘입사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과거에 비해 인재 채용이 다소 용이해졌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인력 채용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올해부터는 그룹 차원의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당장 실무를 담당할 경력자가 필요한지라, 몇개월 혹은 몇년씩 인재를 육성하기란 쉽지 않을 일이다. 더구나 일정 기간 경력을 쌓으면 좀 더 좋은 조건의 대기업으로 떠나버리는 경우도 허다해 중소기업에 인재 육성은 남의 일일 수밖에 없다.

희망적인 변화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재임 기간에 1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고, 일자리 공약을 3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양적인 일자리 창출보다는 중소ㆍ중견기업에 맞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중소기업에 필요한 맞춤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R&D 분야의 인재 채용을 위해 대학과 중소기업의 산ㆍ학 협력을 확대하고, 석ㆍ박사급 연구인력 채용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요즘 젊은이들을 흔히 취업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고 한다. 중소ㆍ중견기업에 대한 당선인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3포 세대가 ‘3득(得) 세대’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젊은이들에게 중소ㆍ중견기업이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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