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원이 야스쿠니(靖國)신사 방화범인 중국인 류창(劉强) 씨를 일본에 넘겨주는 것을 거부하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일본 보수성향 매체들이 4일 “한국 사법부가 정치적 판단을 했다”면서 일제히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매체들은 대체적으로 환영을 표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4일자 기사에서 “한국이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한 반면, 일본에 류 씨를 넘겨줘도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어 한·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사법부가 정치적 판단에 따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산케이(産經)신문도 “헌법재판소가 2011년 8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외교 노력을 촉구하는 판단을 내리는 등 한국 사법부가 ‘반일 무죄’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사히(朝日)·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진보성향 매체들은 한국 법원의 판결을 담담하게 보도하는 데 그쳤다.
중국 언론도 이번 결정을 속보로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관영 신화통신은 서울발로 한국 법원이 류 씨가 고국에 돌아가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하면서, 이번 결정이 한ㆍ일 간 외교 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류창이 한국 교도소에서 10개월 복역했다고 소개했다.
큐큐닷컴, 시나닷컴 등 중국의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뉴스 난에서 류 씨 소식을 주요 뉴스로 올렸다. 중국 누리꾼들은 류 씨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한국 법원의 결정을 일제히 환영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