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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절벽서 기사회생…베이너 美하원의장 재선
펠로시 민주원내대표에 32표차
재정적자 감축방안등 현안 산적


미국 제113대 의회가 3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출범한 가운데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베이너 의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의장 자리를 놓고 표결을 거친 끝에 불과 32표 차이로 하원의장 자리를 지켰다.

미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권력서열 3위이자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 승계 서열은 부통령에 이은 2위이다.

그러나 이번 투표에서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은 베이너 의장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베이너 의장은 ‘재정절벽’ 협상 때 10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을 상대로 한 ‘부자 증세안’을 포함한 ‘플랜B’를 추진했다가 당 내부의 반발로 무산됐고, 이후 상원에 협상 주도권을 내준 바 있다. 또 상원 합의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당 에릭 캔터 원내대표와 반대편에 서는 등 지도력에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베이너 의장은 국가부채 한도 조정 등 주요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내분 사태를 겪는 공화당의 힘을 결집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맞서면서 갈등 봉합을 시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출범한 새 의회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상·하원 의원들은 취임하자마자 정부부채 상한 증액, 재정적자 감축방안 등 민주·공화 양당이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난제들을 떠안게 됐다.

앞으로 두 달 안에 주요 난제를 놓고 대타협이 필요하지만 당파적 싸움을 계속하다 벼랑 끝 대치가 우려된다. 특히 최근 ‘재정절벽’ 협상에서 양측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인식이 팽배해 앞으로 정쟁의 수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새로 출범한 의회는 지난 회기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상원, 공화당이 하원을 각각 장악하고 있어, 전체적인 운영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의회에는 각종 진기록이 속출했다. 상원에서는 4명의 여성의원이 새로 진출, 전체 여성의원 수가 2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미 볼드윈 의원은 사상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상원의원이 됐으며, 메이지 히로노 의원은 최초의 불교신자 상원의원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하원에서는 조지프 케네디 의원(민주ㆍ매사추세츠)이 진출해 ‘케네디가(家)’의 정치공백을 4년 만에 메웠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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