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위독설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사상초유의 권력 공백 상황이 발생 한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 최측근들간 권력암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차베스는 지난달 10일 쿠바로 떠나기 앞서 후계자로 지명한 마두로에게 대통령의 일부 권한을 넘겼고 마두로도 최근 차베스 보좌를 위해 쿠바로 떠나면서 권한을 엑토르 나바로 전력장관에게 임시로 이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마두로가 지난해 말까지만 나바로 장관에게 부통령 권한을 맡겼던 탓에 현재 베네스엘라에는 대통령 유고시 권한대행이 가능한 국회의장과 부통령이 없어 국정을 책임질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인자 마두로가 3인자인 카베요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에라도 벌어질 수 있는 ‘포스트 차베스’ 시대를 앞두고 정부 최고위층 사이에서 권력 암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날 스페인 언론인 ‘ABC’ 인터넷판은 마두로가 지난 달 미국으로 특사를 보내 양국 간 관계 복원을 위한 비밀회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마두로의 특사는 미국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의 중남미 책임자인 리카르도 수니가를 만나 2005년 베네수엘라에서 쫓겨난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을 복귀시키는 내용 등 다양한 관계회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베요는 미국 정부의 보고서에서 마약조직 연루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어 DEA의 베네수엘라 복귀는 카베요에 있어 정치적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군 출신인 카베요는 현재도 군부에서 상당한 장악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운수노동자 출신인 마두로는 카베요에 비해 군부 내 지지기반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카베요는 2일 트위터 계정에 “혁명적 통합에 대한 강고한 의지”라는 글을 올려 최측근 사이에 분열 조짐이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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