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매관리자지수 7개월만에 최고치
中·韓·대만 등도 경기확장세 전환 시사
HSBC “내수 탄탄해 역내 제조업 견인”
전 세계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시아와 미국의 제조업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경기지표들이 아시아와 미국의 성장세 전환을 시사하고 있고,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타결되면서 시장 불안감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마킷은 지난 12월 미국의 제조업 PMI 확정치가 54.0을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됐던 예비치 54.2에서 소폭 하향 조정된 것이지만, 지난 11월의 52.8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PMI는 제조업 분야의 경기지표로 수치화된 지수가 50 미만인 경우 경기수축을, 50 이상인 경우 경기팽창을 의미한다.
중국과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나라의 경기도 상승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아시아 제조업이 상승세를 보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내 주요국의 최근 PMI가 향상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HSBC가 이날 발표한 한국, 대만, 인도의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PMI는 이번 주 초 발표된 중국 PMI와 마찬가지로 경기확장(팽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한국, 대만의 PMI는 7개월만에 경기확장세를 나타내는 기준선 50을 넘어선 것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8.2에 머물렀던 한국 PMI는 12월 50.1로 오르며 5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PMI 역시 지난해 11월 47.4에서 12월 50.6으로 올라섰다. 인도 PMI는 같은 기간 53.7에서 54.7로 상승했다.
앞서 HSBC는 지난달 31일 중국의 PMI가 11월 50.5에서 12월 51.5로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HSBC 이코노미스트 수시안 림은 “아시아 주요 각국의 성장세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3개국(G3)의 수요에 따른 것이 아니다”면서 “이들 나라의 내수가 탄탄해, 다른 지역의 경기가 둔화돼도 역내 제조업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IG 마켓츠 싱가포르의 제이슨 휴즈 본부장도 “세계경제가 1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나아졌다”면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붕괴, 미국의 경기침체 재진입 등 지난해 악재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내다봤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