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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수출 1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중국에 밀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지난해 조선 수출이 1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01년 이래 한결같이 지켜왔던 세계 조선 수출 1위 자리를 중국에 뺏길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3일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한국의 조선 수출은 335억달러(약 35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8.2% 줄었다.

지난 1999년 외환위기 여파로 조선 수출이 전년 대비 6.0% 감소한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중국의 조선 수출은 336억달러를 기록, 한국을 1억달러 차이로 제치고 세계 최대 조선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아직 지난해 11~12월 조선 수출액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중국이 사상 최초로 연간 기준 세계 1위 조선 수출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지난해 전 세계 조선 수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ㆍ중국ㆍ일본 조선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국의 수출 감소폭이 두드려졌다. 한국의 조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급감한 반면 중국은 5.9%, 일본은 8.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수주량 점유율은 아직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가 줄어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1~9월 중국의 수주량 점유율이 전년 동기보다 2.3%포인트(32.4%→34.7%) 상승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5.1%포인트(41.4%→36.3%) 하락했다. 양국의 수주량 점유율은 1.6%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한국의 조선 수출이 2007년 이후 급격한 감소세를 보인 것은 경기 침체가 극심했던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11월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9.6%로 중국(14.4%), 일본(13.2%)보다 월등히 높다.

조상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체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한 선박을 지난해 본격적으로 인도하기 시작했다”며 “수주가 급감한 당시에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었기에 수출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조선 수출이 최악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출 주력 선종을 상선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드릴십 등 특수선과 해양플랜트로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수주 물량을 내년부터 선주에 인도하면 수출 부진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위원은 “올해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조선 관련 지표가 크게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수출 증가율은 4%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 수출이 한국을 제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인건비 상승이 빠른 데다 달러 대비 위안화 절상 속도가 원화 절상 속도보다 빠르다”며 “중국과 한국 조선산업이 경쟁 관계를 유지하되 한국이 우위에 서는 구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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