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문의 특징 중 하나는 올 상반기에 투자와 채용을 줄이겠다고 밝힌 기업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투자ㆍ채용을 감축하겠다고 한 기업은 7개월 전 같은 조사의 배 가까이 늘어났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음을 나타내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투자를 전년 동기 대비 어떤 규모로 하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19.1%(97개 기업)가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5월 같은 조사의 10.8%보다 배로 늘어난 것이며, 1년 전인 2011년 12월(7.0%), 2011년 5월(3.9%)에 비해 현저하게 높아졌다. 이 중 투자를 20% 이상 줄이겠다는 기업도 18.6%인 18곳이나 됐다. 반면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6.3%(32곳)에 불과했다.

같은 응답이 지난해 5월(26.0%), 1년 전(23.3%) 1년6개월 전(32.1%)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투자심리가 싸늘하게 식었음을 보여준다. ‘투자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74.6%(378개)로, 역시 7개월 전(63.1%), 1년 전(69.7%), 1년6개월 전(64.0%)에 비해 늘어났다.

저성장 기조로 인해 섣불리 투자를 결정할 수 없는 심리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에 대한 질문에도 ‘지난해보다 줄이겠다’는 기업은 18.5%(94곳)로, 7개월 전 9.2%에 비해 배로 늘어났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답변은 11.6%(59곳)로, 7개월 전(22.9%)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채용하겠다’는 응답은 69.8%(354곳)로 최다였다.

7개월 전(60.9%), 1년 전(66.7%), 1년6개월 전(67.9%)에 비해 늘어난 수치로, 정부의 채용 확대 독려에도 불구하고 성장 여력이 확인되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현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