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르피가로신문은 27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재벌 총수와 만나 해고 자제를 요청했다”면서 “이는 재벌의 나라인 한국에서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르피가로는 이날 ‘한국 대통령 당선인, 재벌을 공격하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박 당선인이 26일 대기업 총수와 만난 자리에서 “일자리를 없애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을 산업화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당선인이 삼성과 현대 SK LG 포스코 등 재벌을 옹호해줄 것으로 예측됐지만, 재벌의 변화를 요구하면서 당초 예상을 깼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 대기업이 성장하기까지 국민의 희생과 국가의 지원이 많았다”면서 “재벌의 목표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만 아니라 사회 발전에도 좀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지혜와 고통 분담에 나서달라”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도 자제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르피가로는 “이는 기업이 비정규직을 양산해내는 한국 상황에서 해결하기 아주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5대 재벌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고 평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