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 경제가 ‘재정절벽(fiscal cliff)’ 위협에도 주택ㆍ고용 호조로 순항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11월 신규 주택 매매가 연환산 기준 37만7000가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수정치인 36만1000가구 보다 4.4%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10년 4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전문가들은 37만8000~38만건을 예상했었다. 평균 거래 가격도 24만6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9%나 뛴 것으로나타났다.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 건수는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5년 6월만해도 11월 수치의 4배에 달했었다. 하지만 2006년 거품이 꺼지면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기를 맞았다가 최근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 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디스어낼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주택시장에서 판매와 건설이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선순환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 지표도 양호하게 나왔다. 지난 22일까지의 한 주간 실업 수당을 처음 청구한 미국인이 35만명으로 전주보다 1만 2000명 감소했고, 블룸버그에서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6만명을 밑돌았다. 4주 평균치도 최근 4년여새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 소재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블룸버그에 “현재로선 미 경제 기조가 분명히 양호하다”면서 “일각에서 (재정절벽) 충격을 우려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소비 부문은 취약한 모습이다. 이날 미 민간 경제조사단체인 콘퍼런스보드는 12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65.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의 71.5와 시장 예측치 70보다 낮은 수치다. 현 경기 여건에 대한 신뢰지수는 상승,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낙관적으로 나왔지만, 향후 경기 기대 지수가 떨어진 탓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협상의 불확실성이 지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