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연방 정부의 빚이 오는 31일 법정 상한선에 도달함에 따라 특별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특별조치가 없으면 미 정부는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가 된다”면서 “특별조치는 부채 상한선을 약 2000억달러 증액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정도의 여유로 약 2개월간 버틸수 있지만 내년 세금 및 정부지출과 관련한 불확실성 때문에 특별조치의 효과가 얼마나 갈 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미 정치권의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세제 감면 조치가 중단되고 정부지출 자동 감축이 시작돼 특별조치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법정 부채상한은 16조4000억달러로 이미 지난달초 16조달러를 넘어서면서 재무부는 정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변동금리부 채권을 발행했다. 미 의회는 지난해 8월 국가 디폴트 시한에 임박해 연방정부 부채상한 증액안을 극적으로 통과시켰으나 이후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미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권의 재정 절벽 협상이 연내 타개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가 데드라인(31일 자정)까지 재정 절벽 타개 방안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50%였다. 48%는 제때 합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열흘 전인 16일 조사 때와 견줘 낙관적 전망은 57%에서 7%포인트 내려간 반면 비관적 예측은 40%에서 8%포인트나 올라갔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 재정절벽 협상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미 의회에 재정절벽 협상 합의를 촉구하는 캠페인에 나선다. 워싱턴DC 지역의 120여개 매장에서 27~28일 이틀간 모든 1회용 종이컵에 ‘단합하라(come together)’라는 문구를 써넣는 식으로 진행된다.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는 “재정절벽 협상 실패시 초래될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단합 촉구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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