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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윤창현> 수출 ‘의존’ 아닌 ‘활용’ 으로 경제난국 극복을
세계경제 금융·실물 그물망
더 촘촘하고 세밀하게 연결
‘수출의존’ 부정적 표현보다
‘수출활용’ 능동적 접근 필요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글로벌 위기 이후 4년 이상이 지났지만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되는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은 여전히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좋든 싫든 전 세계 경제가 여러 축으로 점점 더 공고하게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금융 부문에서 ‘돈’ 내지 ‘자본’의 움직임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연결성이 증대되고 있다. 한 시장의 움직임이 그 시장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로 전파되는 속성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위기 이전에는 소위 지역적인 다변화 전략을 추진할 경우 A 지역의 주식이 하락할 때 B 지역의 주식은 상승하는 경향도 있어서 A 지역과 B 지역 주식을 동시에 보유할 경우 다변화 효과가 존재했다.

그런데 위기 이후 모든 지역이 동반하락하면서 다변화의 효과는 줄어들고 있다. 지역적 다변화전략의 의미가 퇴색돼 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 현상은 ‘돈’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물건’의 움직임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각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것을 생산하며 무역을 통해 이를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 비교우위가 있는 국가로 설비투자가 이뤄지고 이렇게 생산된 제품이 전 세계로 수출 되는 구조가 정착되면서 세계경제는 금융만이 아닌 실물의 측면에서도 더욱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구나 1번 부품은 A 국에서, 2번 부품은 B 국에서 하는 식의 국제적 아웃소싱까지 일어나면서 C 국에서 생산된 제품 안에 세계 각국의 부품이 혼재돼 있고 따라서 하나의 완제품을 놓고서도 소위 ‘원산지’가 어디인지 헷갈리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세계 경제는 금융과 실물 부문 모두에서 촘촘한 그물망으로 더욱 세밀하게 연결되어 가고 있는 것이며 글로벌 위기가 바로 이러한 연결성으로 인해 발생하고 악화된 것이라는 지적도 많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연결성이 전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는 하나 이제 이를 돌이키거나 치유하기보다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강화되는 느낌이다.

지금 전 세계에 대외 경제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는 사실상 없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모든 국가의 경제에서 대외 의존도가 다양한 형태로 심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 경제가 ‘무역의존도’ 내지는 ‘대외의존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이것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때 이를 ‘수출 의존도’나 ‘무역 의존도’라는 부정적 어휘로 표현하기보다는 ‘수출 활용도’나 ‘무역 활용도’라는 긍정적 어휘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낫다. 수출과 무역에 ‘의존’하는 수동적 접근이 아니라 수출과 무역을 능동적으로 ‘활용’하여 경제를 운용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는 적극적 의지의 반영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외국인이 한국을 보는 시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위기를 잘 극복하고 헤쳐온 성공한 국가, 훌륭한 국가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수출에 ‘의존’하여 해낸 것이 아니라 수출을 ‘활용’하여 이루어낸 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단점만을 부각시키면서 비난을 하는 식의 자학적 접근으로는 긍정적 결과를 얻기 힘들다. 스스로의 상황과 세계 경제상황을 받아들이되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발전을 도모하는 긍정적 자세도 필요하다.

2013년은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지만 다양한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한다면 우리에게는 보다 밝은 미래가 약속되어 있다. 내년에도 한국인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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