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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출정식 방불케 한 해단식…안철수, 대선 이후를 보다

후보 사퇴 열흘만에 대선의 核 재부상…
‘새정치’ 숙제 재차강조·내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설도



문재인 지지, 담대한 정진, 구태정치 여전.

사퇴 열흘 만인 3일 재등장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던진 메시지는 3개다. 정치권은 안 전 후보의 메시지를 해석하느라 분주하다. 후보는 사퇴했지만 대선의 중심에 다시 섰다.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두고 평가는 엇갈렸다.

문재인 후보 측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이라고 했다. 속으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아쉬움이 터졌다. 오히려 부동층의 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노골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절하했다.

안 후보는 또 “지금 대선은 국민 여망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새정치를 바라는 시대정신은 보이지 않고 과거에 집착해 싸우고 있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제3의 지대’로 평가되는 ‘새정치’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남겠다는, 자신의 정체성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진공동취재단]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로 회귀했던 여야는 잠시 망각했던 ‘안철수현상’을 다시 과제로 떠안았다. 여야는 일제히 “안 전 후보의 지적에 공감한다.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수긍했다. 특히 문 후보 측은 당장 선거전략을 대폭 수정할지, 계속 갈지를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메시지는 민주당과 문 후보에게 안 전 후보의 합류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정권교체를 강조했던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에 대해 선을 긋고 있을 수만은 없다. 만약 야권이 패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고민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문 후보를 지원하느냐, 그리고 지원 효과가 파괴력을 갖느냐다.

문 후보 측은 “절대적인 영향”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파괴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그의 독자행보에 정치권은 주목한다. 안 전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회견의 방점은 정진에 있다”고 짧게 답했다. 출정식이라는 의미다.

안 전 후보도 “여러분이 닦아주신 새정치의 길 위에서 저 안철수는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하여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안철수 정치의 개막을 선언했다.

현재로선 안 전 후보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가 유력한 시나리오다. 안 전 후보는 사퇴 직전 참모와 만나 “이게 끝이 아니다. 내년 재보궐선거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당 창당설도 끊이지 않는다. ‘안철수의 정치’가 기성정치와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이제부터 안 전 후보가 보여줄 차례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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