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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홀릭> 도도한 ‘시간의 흐름’
나뭇가지 위에 작은 새 한 마리가 앉았다. 붉게 물든 나뭇잎은 깊어가는 계절을 말해준다. 아, 그런데 그것은 벽지란 말인가? 가운데 부분이 심하게 찢겨져 있다.

이 기묘한 그림은 중견화가 이정태의 작품이다. 이정태는 평범한 대상을 낯설게 표현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통해 시간의 도도한 흐름을 그린다. 피었다가 시들어가는 꽃, 나뭇가지의 흔들림에 반응하는 새, 광야를 달리는 말(馬) 등의 메타포를 통해 작가는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시간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공기처럼 실체가 없지만 만물을 지배하는 시간을 작가는 새가 있었던 공간의 흔적, 각기 다르게 존재하고 작용되는 시간을 통해 우리 앞에 드러내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앵무새와 나무를 통해 도도한 시간의 흐름 속 유한한 존재를 표현한 이정태 작‘하루’.
                                                                                                                                                                              [사진제공=이브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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