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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공약(空約)
2007년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대통령을 뽑을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IQ가 430, 천재 정치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보에게 국민은 9만6756표(전체 득표의 0.4%)밖에 주지 않았다. 자칭 천재에 축지법 같은 신기(神技)를 갖췄던 후보의 공약은 기상천외했다. 유엔본부 판문점 이전, 농약 생산 완전금지 같은 황당한 약속과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50만원 건국수당 지급, 결혼수당 1억원 지급 같은 환상적인 공약이 섞여 있었다.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허본좌’ 허경영이 18대 대선후보에 나서지 않았다.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본인 스스로 ‘해충(vermin)’이란 이름을 내건 버민 슈프림은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미국판 허경영으로 화제였다. 그의 공약은 허본좌를 넘어선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치질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좀비를 에너지 생산에 활용하자는 게 주요 공약이다. 게다가 ‘아기 히틀러’를 죽이기 위해 시간여행에 재정지원을 하고, 급기야 모든 미국인에게 조랑말을 공짜로 주겠다는 공약에선 허본좌의 공약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란 생각이 든다. 


“유권자가 듣고 싶어하는 공약은 언제든지 말해줄 수 있지만 지키지는 않겠다”는 솔직한 고백(?)에 “매일 이를 닦는다”는 지지자도 생겼다.

대진표가 짜였고, 대선전이 본격화했다. 공약이 범람하고 있지만 유권자 스스로 경험에 비춰 공약(空約)이라고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렇다해도 공당 후보의 공약(公約)이니 한 번 믿어보자. 하기야 ‘747’을 앞세운 경제대통령의 5년간, 서민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이란 생각을 지우긴 어렵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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