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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 김대우>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 해법은 없나
전쟁이라는 악수를 두지 말고 이제라도 방향을 틀어 이스라엘 스스로를 가둔 봉쇄의 울타리를 깨고 애굽 탈출에 이어 이제 다시 평화를 향한 ‘영광의 탈출’을 감행할 것을 촉구한다.



‘중동의 화약고’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도무지 끝이 안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간 교전이 1주일을 넘어서면서 사망자만 140여명에 부상자 수가 1000명을 훌쩍 넘었다. 한때 나돌던 휴전 소식은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특히 팔레스타인 사망자 가운데 민간인이 절반가량 되고 그중 어린이가 또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을 보는 국제 여론이 싸늘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유엔 회원국 가입 신청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이스라엘의 도발을 놓고 계획적이라는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알아야 한다. 친미정권과는 달리 아랍의 봄 이후 등장한 이슬람 국가들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불법점령지 문제나 팔레스타인 공격에 단호히 반대하고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미국도 무조건 이스라엘만 편들 수 없을 정도다. 고립된 이스라엘로서는 더 이상 무력에 의존한 해법을 추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시점이 역설적으로 60년 이상 해묵은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 호기가 될지도 모른다. 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오래전에 도출된 ‘2국가 해결방안’의 적극적인 추진이 그것이다. 얼마 전 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 그룹의 일원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그간 미국의 대통령들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허용하는 ‘2국가 해결방안’을 지지했지만 지난 2, 3년간 미국은 그저 논란을 피하기 급급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를 성토했다.

중동 평화를 위한 미 오바마 행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2009년 취임 후 아랍을 향해 “앗살라무 알라이쿰”을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 2009년 6월 4일 이집트 카이로대학 그랜드홀에 선 오바마는 ‘당신에게 평화가’라는 뜻의 아랍어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과 싸우는 것이 미국의 국가수반으로서 나의 책무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별개의 독립된 국가로 공존하는 길만이 유혈사태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던 그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미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될 것은 아니지만 해결에 가장 중요한 존재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힘 보태기에 나섰다. 더 이상 무고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죽어가는 ‘이스라엘판 홀로코스트’는 안 된다. 지금까지 60여년을 보아왔듯이 전쟁은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법이 전혀 아니다.

이스라엘도 공존을 인정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얽히고 설킨 분쟁의 실타래를 푸는 실마리는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강자와 다수의 이름으로 약자와 소수를 억압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평화로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악수를 두지 말고 이제라도 방향을 틀어 이스라엘 스스로를 가둔 봉쇄의 울타리를 깨고 애굽 탈출에 이어 이제 다시 평화를 향한 ‘영광의 탈출’을 감행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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