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동료들에게 칼부림을 한 ‘여의도 사건’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상황은 다르지만, 필자도 밀어내기 작전으로 주어지는 왕따 망신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내 발로 걸어나올 수밖에 없었던 경험이 있다. 아무리 ‘사오정 시대’라지만, ‘신의 직장’이라는 교직을 버리면서까지 투신해 인생을 걸었던 회사였기에 충격이 컸다. 무엇보다 열심히 일하는 ‘믿음직한 家長(가장)’이었는데, 급전직하로 일만 하다가 밀려난 ‘무능한 人間(인간)’으로 전락한 사실이 제일 가슴 아팠다. 그런 상황에서 낸들 별다른 인간일 수 있겠는가. 칼부림까지는 아니더라도, 굳이 망신을 잔뜩 줘서 내보낸 회사에 대한 복수심으로 오랜 기간 밤잠을 설쳤다. 내가 혼자서 애를 끓이는 그 시간에도 정작 상대방은 두 발 쭉 뻗고 자는 게 엄연한 현실인 것을!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이 왔다. ‘정말 그 회사만이 내 삶의 전부였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그러자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내가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단 말이냐?’는 생각에 이르자 내 인생 내가 주인이 되어 살아보고파 모든 것을 버리고 과감하게 귀농을 택했다. 그렇게 산골에 묻혀 땅을 파며 지내다 책을 내고 방송할 기회가 왔다. 어디에선가 내쳐진 사람이 진정으로 복수(?)하는 길은 칼부림이 아니라 보란듯이 홀로서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이여!! 승진에 탈락해서, 좌천이 되어서, 연봉이 깎여서, 구조조정을 당해서 화가 나는가? 그래서 세상이 밉고, 회사가 밉고, 상사가 밉고 그런가? 그렇다면 그 화를 자신에게로 돌려라. 밖으로 향하는 분노는 추락에 가속도를 낼 뿐이다. 일이 뜻대로 안 되어서 망연자실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분노하라. 가슴을 치며 일어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