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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영사관 습격 사건 후폭풍..중동 반미 시위 확산..중동 정세 요동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리비아에서 미국 대사 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 영사관 습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다. 미국에서 제작된 이슬람 ‘모욕’ 영화 한편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으로 알려지면서 반미 시위가 주변국으로 빠르게 번지는 형국이다. 알카에다 연루설 등 9.11을 기념하는 기획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 대선 정국으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미 언론은 미 정부는 이번 피습 사건이 9ㆍ11 테러 11주년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폭스뉴스에 “섣부른 결론은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초기 조사 결과 이번 공격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사건은 공모에 의한 것으로 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알카에다 방식의 사건이 갖는 모든 특징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리비아 사태는 미 대선에서도 쟁점화하고 있다. 공화당의 ‘일방주의’에 대비해 오바마 정부가 외교 치적으로 내세워온 ‘세계와의 화해’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오바마는 12일 오전 구두 및 백악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강력히 비난하고, 외교 공관에 대한 경비 강화를 지시하면서 “이번 공격이 미국과 리비아의 연대를 깰 수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자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오바마 정부의 중동 및 아랍 정책이 유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사실 확인 및 수습 과정의 대응도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랍의 봄이 아랍의 겨울이 되게 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중동권에서 반미 시위는 확산 조짐이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는 11일 오후 미 대사관과 영사관이 이슬람 과격 시위대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전날 대규모 시위에 이어 오는 14일 무함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화에 반대하는 전국 시위를 열기로 했다. 알제리와 튀니지 주재 미 대사관도 12일 영화 규탄 시위가 추가로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아프간에서 이와 유사한 반미 폭력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 모욕에 민감한 아프간에서는 지난 2월 주둔 미군의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져 40여명이 숨졌다.

한편 미국 정부는 리비아 인근 해상에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구축함 2척을 배치하기로 하고 무인정찰기로 무장세력을 추적하는 등 리비아에 대한 보안,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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