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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투자은행들, 살아남기 위해 인력 줄인다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대형 투자은행들이 수익 둔화의 여파로 인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노무라, 크레디트스위스, UBS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수익 둔화와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노무라는 10억달러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유럽에서만 수백명의 인력을 줄일 방침이다. UBS는 2000명의 인원 감축을 단행하는 등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크레디트스위스는 1000개의 일자리를 없앨 계획이다. 이밖에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즈도 인력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경영진, 헤드헌터,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인원 감축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여름 투자은행들의 저조한 수익률이 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 선임 헤드헌터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유럽에서 근무하는 자본시장 담당자와 인수ㆍ합병(M&A) 자문 담당자 수를 지난해 대비 최소 20% 이상 줄일 것”이라며 “올해가 가기 전에 인원감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투자은행의 선임 자문역은 “시장 상황이 지금처럼 나빴던 적이 없다”면서 “은행가들은 이전부터 소속 은행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 왔지만 지금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힘을 잃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올해 영국 런던 소재 투자은행들이 일자리 2만5000개를 줄일 것이란 기존의 전망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2만5000명이 줄어들 경우 런던의 투자은행 직원 수는 1996년 이래 최저 수준인 25만5000명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올 들어 이미 영업부문 직원을 4%나 줄인 대형 투자은행 10곳이 인력 감축을 또 실시하는 것은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을 꾀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콜리션에 따르면 인력 감축은 부문에 따라 규모가 다르게 나타났다. 자문, 자본 시장 담당자는 지난 2010년에 비해 1212명(6%) 줄고 주식 담당자는 1691명(8%) 줄어든 데 비해 채권, 통화, 상품 담당자는 2916명(12%)이나 감소했다. 각 부문의 인력 비율도 2010년 19.5%, 20.7%, 24.3%에서 18.3%, 19.0%, 21.4%로 바뀌었다.

알버트 레이버지 에곤 젠더 투자은행 담당자는 “투자은행들이 특정 부문의 비용을 줄여 다른 부문에 투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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