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 최근 나주에서 일어난 초등생 성폭행 사건으로 아동 성범죄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미국에서 아동 성폭행범의 사형이 예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90년 당시 9살이던 베키 오코넬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도널드 묄러의 사형이 10월 28일에서 11월 3일 사이 사우스다코다주에서 집행될 예정이다.

베키는 사탕을 사려고 편의점에 갔다가 묄러에게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됐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링컨 카운티의 야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매달 720달러(약 82만원)의 장애인 보조금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데이브 컬과 티나 컬 부부에게 딸 베키는 삶의 희망이었다. 그런 딸을 평생 가슴에 묻어야 하는 컬 부부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범인의 최후를 지켜보러 가기로 했다.

생면부지의 많은 사람들도 이들의 사연에 공감하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낸 4000달러의 성금이 컬 부부 앞으로 도착했고 부부는 이 돈으로 사우스다코다에 갈 수 있게 됐다.

아동 성폭행이 발생하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같다. 하지만 범인에 대한 처벌은 너무나도 다르다. 미국에서는 아동을 성폭행하면 최소 징역 25년에서 사형에 처해지지만 우리나라는 기본 양형이 징역 8~12년에 불과하며 감형될 경우 징역 6년까지도 가능하다. 지난 2008년 이른바 ‘나영이 사건’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조두순도 징역 12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아동 성폭행은 특히 엄중하게 처벌한다. 영국과 스위스는 종신형, 프랑스는 최소 징역 20년에 처하며 중국은 사형까지 내린다. 때문에 국내에서 아동 성폭행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아이와 가족의 인생을 망쳐 놓은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 징역 12년이란 처벌은 너무 관대하며 이 때문에 아동 성폭행이 더 기승을 부린다는 의견이 많다.

아동 성범죄 베테랑인 박향헌 로스앤젤레스(LA) 지방검찰청 검사도 최근 방한해 아동 성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도 아동 성범죄의 형량을 강화한 것이 범죄율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며 “예방책은 신고와 엄벌”이라고 강조했다. 아동 성범죄에 대한 ‘노 톨레랑스(무관용)’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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