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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독도 일본땅’ㆍ韓 ‘센카쿠 일본땅’?…日 생각
日 양국 국민감정 자극 아전인수격 해석

[헤럴드경제=남민 기자]‘중국은 독도를 일본땅, 한국은 센카쿠를 일본땅’으로 각각 생각한다?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이 아전인수격 해석에 빠져들고 있다.

일본의 우익계를 대변하는 대표언론 산케이신문은 최근 이와 관련 기획기사를 다루면서, “중국인들은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생각하고, 한국인들은 센카쿠를 일본영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한ㆍ중ㆍ일간 미묘한 국민감정이 개입돼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인이 보는 독도 소유권은?

이 언론은 독도 문제에 있어서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를 예로 들었다. 바이두 네티즌들의 반응에는 “(독도는) 1905년 일본의 시마네현에 편입되었지만, 1952년에 한국측이 주권을 행사, 한ㆍ일 쌍방이 영유권을 놓고 다투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 경위를 적은 대답이 의외로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장 좋은 것은 양국이 싸우는 것. 그렇지 않으면 연합해 중국에 대항해 온다”라는 견해와 “한국 땅이다”라는 의견도 있지만, 눈에 띄는 것이 “일본 땅이다”라고 하는 일부 의견을 중국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인 양 크게 부각시켰다.

이 언론은 또 수많은 글 중 “타케시마는 일본에 속한다고 중국 옛 문헌에 기재되어 있다. 댜오위다오섬은 중국의 것이지만, 타케시마(독도)는 일본 땅”이라며 일본을 지지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독도문제에 대해 중국인 80%가 일본을 지지하고 한국 지지는 10%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80%가 과하다고 일본 스스로도 생각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 우호국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양국 국민의 감정을 교묘하게 갈라놓는 평가를 내린 것.

지난 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 때 한국의 네티즌 중 비아냥거린 글이 중국 국민들의 마음을 적개심으로 돌렸다는 설명이다. 당시 일본은 즉시 구조대를 보내 일본에 대해서는 고마워하는 글이 많이 올랐다는 것. 이 여파는 직후 열린 베이징올림픽 때 한ㆍ일 야구경기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국인들은 일제히 “지아유 일본”(일본 화이팅)이라고 응원했다고 상기시켰다.

일본이 주장하는 중국인이 한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또 있다. 중국도 한국과 함께 백두산이나 이어도 같은 영토를 놓고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중국인은 ‘독도가 고대부터 한국의 영토’라는 논리를 인정하면 백두산(중국명 장백산)도 고대부터 한국 영토가 돼 버려 영토분쟁으로의 파급을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네티즌의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는 것. 따라서 일본 측은 중국인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일본을 좋아하지 않지만 한국을 더 적대시하고 있다”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인이 보는 센카쿠는 누구 땅?

그럼 한국인들은 센카쿠섬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독도문제에 비춰보면 국민 감정 상 당연히 중국 편을 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시각은 달랐다. 산케이는 한국의 대표적 포털 네이버에 올라온 글들을 예로 들면서 “류큐(琉球)제도의 주민이 여기에 공장 등을 세운 적도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하에 들어갔지만, 1972년에 오키나와와 함께 반환되었다” 라는 일본 측의 주장과 “1372년의 명나라 때 발견됐다” 고 하는 중국측의 말을 동시에 거론한 글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또 “센카쿠 제도는 현재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다. 중국 영토가 아니고, 일본의 영토다” 라고 일본령임을 단언하는 글도 볼 수 있었다며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독도는 “한국 땅이다” 라고 하는 논리도 있음을 시인했다. 이러한 논리의 글이 결국 일본으로서는 한국인들은 독도를 위해 ‘센카쿠를 일본 땅’으로 인정해준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실효지배’의 논리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동쪽으로는 독도가 일본과 대립 중이지만, 남쪽으로는 이어도(암초)가 중국과 긴장의 끈을 당기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센카쿠는 단순히 독도와 같은 영토분쟁은 아니다’라는 인식이 실은 중국과의 긴장감이 내포돼 있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이어도가 확실히 한국의 암초임을 내세우기 위해서는 센카쿠가 일본 땅이어야 논리가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일본 측의 심중이다. 네이버의 일부 글에서는 일본이 이어도에 대해 한국 측 입장을 고려해 ‘이어도(離於島)’로 표기하고 있음도 상기시켰다. 이어도를 놓고 보면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한 편’이 돼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독도는 중국인이 한국을 싫어해서 일본 땅, 센카쿠는 한국민이 중국과의 유사분쟁에서 일본과 공통점을 갖기 위해 일본 땅으로 편을 들고 있어 결국 독도와 센카쿠는 모두 일본 땅으로 인식하고 싶어하는 심정이다.

한ㆍ중ㆍ일 3국의 서로 얽힌 영토분쟁은 확실한 역사적 사료에 따라 판단하기 보다는 다른 하나를 방어하기 위해 엉뚱한 나라를 두둔해준다고 보는게 현재 일본의 시각이다.

결국 한ㆍ중ㆍ일 3국의 영토를 둘러싼 갈등은 잠재우기가 쉽지않을 전망이다.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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