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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 - 김승근> KBS교향악단에 바란다
1956년 창립하여 대한민국의 클래식 음악을 대표해온 KBS교향악단이 올해 재단법인으로 출범하게 된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국립극장으로 운영이 이관되어 국립교향악단의 역할을 수행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교향악단으로서 한국의 클래식 음악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국내에서의 정기연주회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활동에도 힘을 기울여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여러 나라의 활동, 그리고 2000년에는 평양의 북한국립교향악단과 합동연주로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필자 역시 80년대에 중학생 시절부터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통하여 안네-소피 무터 같은 유명 해외 연주자들의 감동적인 공연을 관람했으며, 1997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었던 국제현대음악협회(ISCM)의 세계음악제 실무책임자로서 KBS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의 무대로 개막공연을 함께 준비했던 좋은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연주회를 지켜보았던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뿐 아니라 새로 출범하는 재단의 이사로서 KBS교향악단에 바라는 활동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첫째, 국제적인 위상의 강화를 꼽을 수 있겠다. 현대 사회에서 국경의 의미는 점차 퇴색되어 가고 있다. 남미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교향악단이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제 무대에서 어느 연주단체보다 관심을 받고 있는 사실을 보더라도 한국의 우수한 음악 인프라를 활용한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의 도약이 결코 꿈만은 아닐 것이다.

둘째, 방송교향악단으로서의 위상 정립이 매우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오케스트라가 존재하지만 많은 방송교향악단들이 세계 음악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단체들로는 가까운 일본의 NHK교향악단을 비롯하여 유럽에서 특급 대우를 받고 있는 독일 뮌헨의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과 영국 런던의 BBC방송교향악단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롭게 발전하는 KBS교향악단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방송교향악단의 위상을 강화하여 국제적으로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채널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전 세계 방송을 통해서도 한국의 음악과 음악가들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셋째, 훌륭한 연주를 통한 국민들과의 소통 확대를 들 수 있겠다. KBS교향악단이 오랫동안 줄곧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새로운 것에 특별히 도전할 이유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트렌드의 흐름 속에서 이제는 무엇보다 소통을 중요한 화두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재단법인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고 수준의 교향악단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

끝으로, 이런 성과를 얻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함께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는 KBS교향악단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악단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인 연주단체라는 크나큰 목표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쉬운 과제가 아니다. 하루하루 모든 이들의 땀과 열정이 바탕이 될 때 진정 새 모습으로 도약하는 KBS교향악단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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