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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ECB에 은행폐쇄 등 감독권” …獨·ECB 내부 반발
초안마련…반대에 마찰 불가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유럽중앙은행(ECB)에 은행 감독권을 부여하는 방안의 초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독일과 ECB에서 반대 의견이 나와 마찰이 예상된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미셸 바르니에 EU 시장ㆍ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이 이번 주 ECB에 EU 역내 은행을 모두 감독하는 권한을 주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안은 ECB가 EU 27개 회원국의 6000여개 은행을 폐쇄하거나 구조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별 회원국의 은행 감독권은 사실상 박탈되는 셈이다. EU집행위는 기존의 ECB 통화이사회가 아닌 감독이사회를 신설해 은행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ECB의 통화정책과 감독 기능이 어긋나지 않도록 방화벽 역할을 하는 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U집행위 측은 “아직은 초안 단계”라면서 “바호주 위원장이 다음 달 12일 시정연설을 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방안이 법률로 확정되려면 27개 회원국 정상 모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FT는 “ECB 은행 감독권 부여는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EU를 ‘재정 동맹’으로 격상시키기에 앞서 ‘은행 동맹’을 조성하려는 노력의 핵심”이라면서 “집행위의 방안이 실현되면 금융위기 이후 EU의 금융감독 기능을 가장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독일은 은행 동맹을 초기부터 너무 집중화하는 데 회의적이며 ECB 내부에서조차 “과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독일은 ECB에 은행 감독 전권을 부여하는 데 주저하면서 ECB가 역내 20~25개의 대형은행만 감독하고 나머지 군소은행은 지금처럼 회원국 금융 당국이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저축은행 감독권이 ECB로 넘어가는 데에 반대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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