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특허괴물’ 애플-삼성 소송에 ‘화색’, IT업계엔 독?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미국에서 애플이 삼성과의 특허 소송에서 판정승을 거두자 특허무기상들의 표정이 밝다. 특허가치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특허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 ‘특허괴물’인 인터디지털은 삼성-애플의 특허소송 소식 후 회사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이 회사는 대신 일련의 자사 특허를 판매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빌 메리트 인터디지털의 사장은 29일 인터뷰에서 “특허권에 부여된 가치에 크게 고무됐다”며 “이제 시장에 커다란 기회가 창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7월 시장의 특허권 수요에 맞춰 회사를 매각하려 했으나 구매자들이 회사 자체보다는 10억 달러 미만의 특허권 지분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보유 특허권은 2만여개에 달한다. 이중 8%에 해당하는 1700개를 지난 6월 인텔에 3억7500만달러에 매각키로 합의한 상태다. 지난해 팔린 3세대(G) 휴대전화의 제조업체인 삼성, 애플, RIM, HTC 등에서도 로열티를 받고 있다.

국내 특허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말 기준 인터디지털의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2253건, 등록건수는 946건으로 집계됐다. 2007년 중순의 직전 조사 때의 1092건과 277건 대비 각 2배와 3배 급증한 수준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삼성ㆍ애플 특허소송으로 특허가 삼성의 역동성을 어떤 방식으로 저해하고 있는지가 관심사”라며 “이번 소송의 진정한 수혜자는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특허 무기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애플 소송 이후 이어지는 유사 소송이 결국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보기술(IT) 업계에 독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미닉 바설토 IT전문 칼럼니스트 29일 워싱턴 포스트(WP)에 쓴 칼럼에서 “최근 정보기술(IT) 산업이 연예산업처럼 몇 안 되는 블록버스터(베스트셀러)에 의존하는 ‘히트(대성공)’산업이 됐을 뿐 아니라 이런 ‘히트’를 보호하기 위해 돈을 물쓰듯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 경쟁자들은 시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모방꾼들을 진압하고, 이게 제대로 먹히지 않으면 법에 호소하고, 그것도 안되면 워싱턴에 로비해 정책에 반영토록 하거나 아예 새 법안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며 “심지어 미국에서 아예 경쟁할 수 없게 영구히 추방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bettykim@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