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중·일, 갈등국면 전환 모색
[헤럴드생생뉴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내고 중국 역시 일본과의 우호관계를중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전달하는 등 양국이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악화일로로 치닫던 갈등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다 총리는 28일 중국을 방문한 야마구치 쓰요시(山口壯) 외무 부대신(차관)을통해 친서를 보냈다.

노다는 이 친서에서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양국간 전략적 호혜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댜오위다오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냉정한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또 27일 밤 중국 베이징에서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대사가 탑승한 차량이 습격을 받아 일장기를 탈취당한 사건에 대해 신중히 대응하며 사태가 확산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

일본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2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다”면서 중국 측에 형사사건으로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하는 등 감정적 대응을 억제하고 절제된 외교 용어로 사태 재발 방지와 범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구했다.

NHK방송은 이번 사건이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시각이 일본 정부의 대세라면서 사태 조기봉합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역시 중·일 관계 악화의 도화선이 됐던 홍콩 활동가의 댜오위다오 상륙은물론 주중일본대사 차량 습격을 비난하며 일본과의 관계가 지나치게 악화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일본지사장 한샤오칭(韓曉淸)은 28일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에 기고한 글에서 댜오위다오보호행동위원회(保釣行動委員會) 인사들의 댜오위다오상륙은 애국행위가 아닌 해국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국가전략상 가장 긴급한 현안은 댜오위다오를 되찾는 게 아니라 경제 발전에 있으며 중일관계의 안정은 중국의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댜오위다오 상륙은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와대사 차량 피습사건에 대해 중국측은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반일행동 확산을 막기위해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당국은 이 사건에 대해 관련 부처가 진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은 아울러 27일부터 반일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는 등 반일 여론을 적극적으로 억누르면서 일본과의 관개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 서로 대치국면 해소를 추진하는 것은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대립으로 지나치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을 서로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제18차 당대회와 권력이양을 순조롭게 추진하려면 대내외 안정이 필수적이다.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일본과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여기에 미국의 개입까지 불러오게 되면 중국의 대외적 안정도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

아울러 대외불안으로 군부와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중국 지도부가 구상하는 권력이양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 갈등국면의 전환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역시 한국을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 한꺼번에 전방위적 영토분쟁을 벌이는 것은 전략적으로 옳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회복 등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어 그다지 급하지 않은 댜오위다오 문제는 일단 뒤로 넘기고 한국과의 독도 문제나 러시아와의 북방문제에 주력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는 풀이다.

일본은 아울러 경제회복을 추진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적절히 처리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일본이 중국과 댜오위다오 문제에 대해 잠정적으로 휴전하고 한국과의 독도 문제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은 중일관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