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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김대우> 독도분쟁 실상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자
MB의 갑작스런 독도 방문을 기화로 한국의 정부나 학자들이 독도 영유권의 내막과 실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
야 한다.


지난 24일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1면에 큼지막한 시위 사진이 실렸다. 하단에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해(Sea of Japan)’에 있는 양국의 ‘분쟁지역(disputed) 다케시마/독도(Takeshima/Dokdo)’를 방문, 한ㆍ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퇴역군인들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동해는 아예 병기조차 되지 않은 ‘일본해’란 표현, 명백히 우리 땅임에도 다케시마 뒤로 밀린 독도. 우리와 많이 동떨어진 국제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일본은 이런 인식에 기대어 독도의 분쟁지역화 및 국제사법재판소(ICJ)행을 외치고 있다.

최근 홍승목 전 네팔주재 대사의 ‘독도영유권 문답-프랑스 국제법학자와의 대화’란 글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외교통상부에서 10년간 독도문제를 담당한 그가 1996년 독도 관련 논문을 준비하던 프랑스 국제법학자 티에리 모르만(Thierry Mormanne)과 나눈 대화를 정리·요약한 글이다. 독도 영유권이 ‘일본 쪽에 있다’는 논지의 논문을 쓰던 중 모르만은 이 대화를 나눈 다음 논문 주제를 북방 영토로 바꾸었다. 홍 전 대사의 글은 국제법학자들에게 뒤늦게 알려져 2003년 ‘대한국제법학회 논총’에 실렸다.

홍 전 대사는 모르만과의 대화에서 한국이 ICJ에 가기를 거부하는 이유, 한국인에게 ‘주권과 독립의 상징’인 독도의 특별한 의미, 독도문제를 바라보는 양국의 시각 차이, 시대착오적인 식민주의에 입각해 법의 탈을 쓰고 독도를 도둑질한 일본의 부당성을 얘기한다. 또 독도가 한국 영토였다는 증거, 안용복 사건의 역사적 의미, 일본 고지도의 오류 등을 낱낱이 지적하고, 독도가 원래 일본 고유의 영토이고 1905년 시마네 현에 편입시켰을 뿐이라는 일본의 ‘고유영토설’과 ‘영토편입설’ 병행 주장의 모순과 허구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마치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르만의 날카로운 질문에 거침이 없다. 결국 모르만은 손을 들고 만다. 의문이 풀린 모르만은 “왜 한국은 외국인이 독도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런 내용을) 발표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앞서 FT의 사례처럼 독도에 대한 국제사회와 우리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갭은 일본의 왜곡된 주장이 주된 요인이겠지만 이를 바로잡고자 노력하지 않은 우리가 자초한 면도 있다. 그간 정부는 “독도는 ‘국제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너무나 당연히 우리 고유의 영토이므로 사소한 트집에 대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일본은 재판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희망하는데 한국은 이를 반대한다”는 왜곡된 국제사회의 인식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 또한 우리 국민들마저 독도 영유권의 역사적 당위성을 알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조용한 외교’ 기조가 MB의 갑작스런 독도 방문을 기화로 물 건너간 만큼 차제에 한국의 정부나 학자들이 독도 영유권의 내막과 실상을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국 학자의 독도 관련 영문 논문은 말할 것도 없고 한글 논문도 많지 않은 편이다. 외국인에게 독도 영유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홍보자료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홍 전 대사의 반론 정도의 내용만 제시해도 일본의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을 압도, 국제 여론을 우리 쪽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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