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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련과 성공의 역사, 설앤컴퍼니가 가야할 길
설도윤 대표가 언제나 승승장구하며 성공 스토리만 써 왔던 건 아니었다. 작은 시장,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항상 고생해야 했던 것이 뮤지컬 제작자로서 그동안의 삶이었다.

자본은 언제나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필수요소였지만 투자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고 뜻하지 않은 악재와 사고들은 늘 위험부담으로 안고 살아야 하는 인생이었다.

2003년 어렵사리 CJ엔터테인먼트로부터 20억을 투자받았던 뮤지컬 ‘캣츠’는 천재지변과 싸워야만 했던 우여곡절 많은 작품이었다. 국내 최초로 대형 텐트 극장인 ‘빅탑’을 이용해 지방공연을 하고 있던 설앤컴퍼니는 수원에 이어 부산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온 국민을 상심에 젖게 했던 태풍 ‘매미’는 설도윤 대표에게도 시련으로 다가왔다.

예보와는 달리 태풍은 초속 60미터의 강풍과 함께 공연장을 덮쳤고 빅탑 극장은 처절하게 부서졌다. 피해액만 70억, 다시 빅탑 극장을 세우기 위해 텐트 재료를 호주에서 공수하고 여러 난관을 극복한 끝에 6주 만에 다시 공연을 재개했다. 관객과의 약속을 지킨 캣츠는 지방공연을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관객이 100만 명이 넘었다.

‘캣츠’의 저작권 문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다. 2000년 RUG가 T. S. 엘리엇의 시를 재해석해 만든 ‘캣츠’에 대해 국내 공연 제작사를 대상으로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RUG의 아시아지역 회사인 RUC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던 설앤컴퍼니는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결국 법원은 RUC의 손을 들어줬고 2010년엔 ‘어린이 캣츠’를 대상으로 설앤컴퍼니가 극단 뮤다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으나 지난 1월 2심에서 패소했다.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설도윤 대표는 아직도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그는 “2015년까지 연매출 500억원, 순이익 70억원의 우량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많은 자본금을 가지고 직접 창작하고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사무실을 다시 여는 것도 꿈이다. 국내시장을 넘어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에서 현지 제작사와 함께 일하며 오리지널 프로듀서로서 작품을 제작하고 우리 작품을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다른 발상의 한류다.

소소하게나마 일부 그런 꿈을 실현하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영화 ‘물랑루즈’의 감독이자 연출가 바즈 루어만, 두 명의 현지 프로듀서와 함께 뮤지컬 ‘라보엠’의 공동 프로듀서로 데뷔했고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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