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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독식구조에 멍드는 마이스산업
정부는 MICE 산업을 고부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지만 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독식구조를 해소하지 않으면 그 의미는 퇴색할 수 밖에 없다.


세계 각국의 컨벤션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국제협회연합(UIA: Union of International Association)은 2011년 한국의 컨벤션 개최 건수가 세계 6위라고 최근 발표했다. 전년의 8위에서 두 단계 올라선 것이다. 지난 2000년 4월에야 처음으로 국제규격의 전문회의시설(컨벤션센터)인 코엑스(COEX)를 갖게 된 우리가 불과 10년 남짓 만에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컨벤션 산업의 비약적 발전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코엑스에 이어 2001년 완공된 대구 엑스코, 부산 벡스코, 제주 ICC제주, 광주(KDJ센터), 일산(킨텍스), 창원(CECO), 대전(DCC) 및 인천(송도컨벤시아)까지 9개의 국제규격 전문 컨벤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컨벤션센터는 건축비용만 최소 1000억원대, 확장 비용을 포함하면 조 단위에 이르는 예산이 소요되는 등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컨벤션센터의 설립목적은 ‘국가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지자체장들은 자기 지역에 국제회의나 컨벤션을 유치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왔다. 그 결과가 바로 이 부문 세계 6위의 원동력이 됐다. 그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격 상승의 모멘텀’이라고 선언한 2010년 ‘서울 G20정상회의’와 전 세계 50여개국의 정상급 지도자들이 서울을 찾은 지난 3월 ‘핵안보정상회의’는 단연 눈에 띄는 행사였다.

그렇다면 정작 컨벤션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전국 1200여개 관련기업들의 현주소는 어떤가.

정부는 2008년 신성장동력 추진전략을 통해 마이스(MICEㆍMeeting Incentive Convention and Exhibition: 회의, 보상관광, 컨벤션 및 전시산업) 관광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지정,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도 컨벤션 업계의 90% 이상이 ‘상시종업원수 50명 미만’인 소기업이며 표준산업코드에서조차 제대로 분류되어 있지 않은 그야말로 ‘보이지 않는 산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나마 늦게 뛰어든 작은 기업은 먼저 시작한 ‘조금 더 큰 작은 기업’과, 그리고 시장상황이 열세인 지방기업은 ‘약간 덜 열세인 수도권 기업’과 밥그릇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수백여명의 공무원과 불과 10여개 미만의 ‘조금 더 큰 작은기업’만이 참여해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국가 행사인 G20서울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컨벤션 기업들은 어떤 이득을 얻었을까. 안타깝게도 집안에 큰 잔치가 벌어지니 따로 밥 걱정 안 해도 될 줄 알았는데 결국 잔치음식은 힘센 장남과 삼촌들이 다 차지하고 힘없는 어린 동생과 조카들은 오히려 더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는 마이스 업계만의 부정적 결과로 그치는 게 아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30년 동안 먹고살아 가게 할 ‘고부가가치 서비스 신성장 동력산업, 마이스 관광’에 거는 온 국민들의 생존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독식구조를 방치해 작은 기업들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건실하게 일궈내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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