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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승승장구’ 얼마 못간다?
시가총액 707조원…애플, 美 역사상 가장 비싼기업 등극
“이미 최고수준 도달…둔화 불가피
애플가치 이미 충분히 고평가
모방기업 늘어 애플 대체할 것”
WSJ, 애플 향후 위상 의문제기
대부분 “몇년 동안만 유지”전망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열흘 붉은 꽃이 없듯 영원히 최고인 기업도 불가능할까.

업계에서나, 증시에서나 1등의 자리에 올라 있는 애플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애플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애플의 향후 위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인기에 힘입어 업계 선두 기업이 된 것은 물론, 기업 가치도 최고에 이르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20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주당 665.15달러를 돌파하며 미국 증시 사상 최고인 시가총액 6235억달러(약 707조원)를 기록했다.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이던 1999년 12월 30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웠던 최고 시가총액 6206억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애플은 1977년 기업공개(IPO) 이후 GE, IBM, MS, 엑손모빌 등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며 시총 1위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이 무한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TV 부문에 진출하는 등 도전을 계속하겠지만 최고의 수준에 도달한 기업일수록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판매와 조직이 커지는 것에 비례해 이익과 수익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경쟁사들을 이길 수 있는 제품과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리처드 실라 뉴욕대 경영학 교수는 “자본주의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라면서 “다른 기업이 애플을 뛰어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작은 기업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큰 기업을 능가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는 애플을 모방하는 기업이 생기고 그 기업을 모방하는 또 다른 기업이 생겨날 것이라며,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기업이 애플을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라 교수는 “애플은 앞으로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겠지만 세계 최정상의 위치는 향후 몇년 동안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스 스프링어 스프링어투자자문 대표도 “하늘까지 자라는 나무는 없다”며 애플의 운명을 점쳤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성장만을 이어가는 기업은 없었다”면서 “특히 애플은 가치가 이미 충분히 높게 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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