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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어산지 문제 ‘강경→ 원만한 해결’ 희망 입장변화?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에콰도르 정부의 망명허용 발표 후 이 문제가 서방과 남미 간 갈등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영국 정부가 ‘원만한’ 해결 의사를 피력해 주목되고 있다.

영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에콰도르 정부의 발표 전후로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않은 외교 공관의 지위를 폐지할 수 있다’거나 ‘에콰도르 대사관을 급습할 수 있다’는 식의 강력한 위협을 해 온 것과는 온도 차가 나는 셈이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에콰도르의 한 정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영국 외무부 측으로부터 양쪽이 상황을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영국 외무부의 남미 책임자가 전화를 걸어왔으며 그는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의 의중으로 보이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에 따라 양측이 해결책 모색을 위해 거의 정상적인 외교채널로 되돌아가 어산지가 스웨덴에서 법적 절차를 마치게 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스웨덴에서 재판이 끝난 뒤 (미국 등으로) 또 다른 송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고, 스웨덴에서 구금된 어산지가 직면할 문제에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덧붙였다.

에콰도르 정부 측의 이같은 설명과 관련,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에콰도르 정부 측과의 접촉에 대해 ‘일일이 답변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원만한 해결책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몸을 숨긴 어산지는 그동안 자신이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다시 미국 당국으로 넘겨져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 왔다. 에콰도르 정부가 망명을 허용했으나 어산지의 신병과 관련한 문제의 열쇠는 결국 영국 정부가 쥔 셈이어서 둘 간의 협상이 어떤 식으로 끝날지 주목된다. 그러나 스웨덴의 카를 빌트 외무장관이 에콰도르 쪽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미국도 어산지의 신병 인수를 추진해온 만큼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는 10명 남짓한 영국 경찰관들이 어산지가 대사관 밖으로 한발자국만 나오더라도 체포하기 위해 배치돼 있다.한편 미국 주재 호주 대사관 측은 자국 국적인 어산지의 미국 송환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는 오직 만일에 대비한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일뿐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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