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중앙일보 일본판에는 “독도 세리머니로 메달 박탈 위기에 직면한 박종우가 한일전 승리 직후 일본 선수를 위로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중앙일보는 SBS의 방송내용을 인용, “박종우가 경기종료 후 힘없이 그라운드에 앉아있는 일본선수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주며 일으켜 세웠다”며 “독도 세리모니가 일본에 대한 악감정에서 나온 의도된 행동이 아님”을 설명했다.
실제로 박종우는 지난 11일 벌어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 결정전 당시 패배 후 실의에 빠져 주저앉은 오츠 유키(일본ㆍ22)를 격려하며 일으켜 세웠다. 오츠 유키 역시 박종우의 진심 어린 위로를 받아들인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박종우와 악수를 나눴다.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한 상대를 인정하는 ‘올림픽 정신’이었다. 우리 누리꾼들은 “일본 선수를 위로해주는 정신이 정말 멋있었다(@girl*****)”, “이 장면만 봐도 독도세리머니가 계획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wang****)” 며 박종우 선수를 응원했다.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180도 달랐다. 일본 누리꾼들은 박종우가 오츠 유키를 조롱하려는 등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을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트위터아이디 @vpc_***를 쓰는 한 일본 누리꾼은 “일본인은 한국인 같이 뒤에서 칼을 꽂지 않는다”는 대만의 혼하이정밀 회장(궈타이밍)의 망언을 인용하며 “박종우가 오츠 유키를 위로하는 장면은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fair******) 역시 “스포츠맨십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저 조선인(박종우)는 분명 일본을 바보취급하고 있다. 위선자” 라며 박종우의 선의를 매도했다. “오츠의 유니폼을 억지로 벗겨내 전리품으로 가져가려 했던 것(h23***)”, “우월감으로 한 행동을 스포츠맨십으로 덮어씌우지 말라(まり**)”는 등의 의견도 있었다.
일본의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2ch’의 반응도 비슷했다. 해당 기사를 주제로 벌어진 토론에서 2ch의 유저들은 “어차피 한국말을 모르니까 상스럽게 욕했겠지(mm+u*****)”, “올림픽 근본정신을 모독한 쓰레기에게 무슨 매너가 있다는 것인가(ZGmg*****)”, “합성이다(bI6i*****)” 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박종우의 메달 박탈을 막기 위해 지난 15일 김주성 사무총장을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로 급파했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종우 징계수위 결정권을 FIFA에 양도한 상태다. 김 사무총장은 FIFA에서 브리핑을 열어 독도 영유권 분쟁에 대한 배경 설명과 ‘독도 세리머니’의 본질적인 의미를 설명할 예정이다. 일본축구협회는 같은 날 열린 일본과 베네수엘라의 국가대표 친선경기 후 “이 문제가 잠잠해지길 원하고는 한국과 항상 좋은 관계를 앞으로도 이어가길 바란다”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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