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CNN은 홈페이지를 통해 가수 김장훈이 아마추어 수영선수 200여명과 배우 송일국,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와 함께 진행한 ‘8.15 독도 수영횡단 프로젝트’를 보도했다. CNN은 “한국의 유명 록 가수(김장훈)가 외교적 분쟁에 얽힌 동해의 바위섬으로 헤엄쳤다”고 전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진행 중인 한일 간 분쟁을 설명했다. CNN은 이어 “독도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화산섬으로 한국과 일본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남한 대통령 중 최초로 이곳을 방문한 것” 임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CNN은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이명뱅크(Lee Myung-Bank)라고 쓰는 실수를 저질렀다. 외신들은 일반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영문 이름을 ‘Lee Myung-Bak’ 으로 표기해왔다. CNN 역시 다른 보도에서는 이 철자법을 철저히 따라왔다. 그런데 유독 해당 기사에서만 이런 오타를 낸 것. 특히 영문 알파벳 ‘N’ 자판은 ‘A’ 자판과 ‘K’ 자판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 기사는 한 동영상 영어교육 사이트(Slow Easy English News)에도 그대로 옮겨져 외국인 진행자가 ‘한국 대통령은 이명뱅크’라 소개하는 웃지 못 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각종 영어 뉴스를 또박 또박 천천히 다시 읽어 제공하는 곳으로, 느리게 문장을 읽는 특성상 ‘이명-뱅크’ 소리가 더욱 도드라져 웃음을 유발했다.
언론사의 ‘오타 사고’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언론사는 긴박한 상황이나 중대한 사건을 전하면서 종종 오타를 내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은 웃음을 줘왔다. 지난해 5월 오사마 빈라덴이 미 해군 네이비 실에 의해 사살됐을 당시 ‘오바마 빈라덴 사망’ 이라는 속보를 냈던 미국 FOX 뉴스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국내 언론사들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 “김정일 ‘심상정 쇼크’로 사망”, “김일성 사망” 같은 오타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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